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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기록

기록 35 계원예술대학에 다닐 때의 일이다. 한 교수가 엄청나게 어려운 개념을, 엄청나게 현학적인 문장으로 씌여진, 그것도 이상하게 번역된 미학 개념서를 가르쳤었다. 그 교수가 툭하면 던지던 말은 너희는 전문대 재학생이다, 나가면 너희를 원하는 곳이 있을 것 같냐? 였는데 그런 인격의 교수 밑에서 그런 책까지 읽고 있으려니 "너흰 이런 어려운 글 못읽지?" 라는 어떤 조롱의 안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뜩이나 어려운 개념서를 개똥같은 번역으로 해놓은 그 책은 언젠가 국물에 절어 펼쳐지지 않기를 기대하며 현재 라면 받침대로 쓰고 있다.) 오늘 어떤 평론가의 글을 읽었다. 그리고 어떤 전시기획자의 글도 읽었다. 한자와 영어와 철학과 미학에서 온 고유명사들이 범벅된 글이었다. 모르고 보거나 얼핏보면 멋져보이는 글, .. 더보기
기록 34 _ 공자의 역설 "군자는 여러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면서도 당파를 이루지는 않고, 소인은 당파를 형성하여 여러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 논어 위정 2편에서 공자가 말했다. 공자는 군자 캐릭터라 익히 알고있다. 하지만 위의 말에서 공자는 '소인'에 대해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며 싸잡아 깠다. 누군가를 깐다는건, 그것도 싸잡아 깐다는건 대상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는 뜻이다. 고로 공자는 소인이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