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ⅰ/Korean barricade

Korean Barricade_1

 

 

 

대전시 신탄진 주공아파트 건설현장. 2011. 110 x 40 cm

 

 

 

 


 

 

한국인은 막는다.

 

한 때 길이었던 곳을 주상복합 아파트의 거대함으로,

기존 체제에 불만을 품은 국민들의 집회를 경찰들의 강압적인 진압으로,

자신들이 살고있는 산과 강, 바다 가운데를 골프장과 콘크리트 공장으로.

 

바리케이드는 ‘막는다’ 의 시각화다.

‘막는다’ 의 말에는 강압적이고 획일적이며 정치적인 요소가 내제되어있다.

 
한국 내에서 벌어지는 정치, 환경적인 사건들로 인해 일시적으로 형성되는

물리적인 바리케이드의 조형성과

바리케이드 주변에서 발생되는 대립성을 강조하기위해 이 작업을 진행하였다.


2011. 09. 20. 정은진


 

 


 

 

경계(境界)’를 ‘경계(警戒)’하다

 

<코리안 바리케이드> 연작 중 유독 필자의 시선을 끌었던 작업은 아파트 건축물을 대상으로 한 작업이었다.

현대 한국인의 현실적이고 최고의 욕망 중 하나는 주택 소유이다. 이른바 ‘내집 장만’의 소유욕은 기본적인 문제를 넘어 수많은 좌절과 희망, 명예 등등 인간의 감정이 복합적으로 녹아든 도가니가 되어버렸다. 그 도가니의 상징은 ‘아파트’가 떠맡았다.

편한 주거의 상징인 아파트는 단순한 주거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그곳에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을 강요받는 현대인의 고단한 삶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바, 그래서 우리는 아파트를 보면서 성냥갑이나 닭장에 비유하곤 한다. 하지만 그곳에 입주하는 것이 인생의 큰 목적이 되어버린 지금 우리의 삶은 분명 정상은 아니리라. 정은진이 공사장 가벽 너머에 있는 아파트는 그러한 비정상적인 선택을 강요받는 우리의 모습처럼 카메라 메커니즘을 이용해 기울어져 있다. 그 자체가 이미 삐뚤어진 욕망이라는 점을 강조한 까닭이다. 자신의 것이 되기엔 너무나 큰 그것, 그리고 거울에 비친 것처럼 제시된 허구적 공간과 대상. 그녀의 프레임에 온전한 자기 것은 카메라가 위치한 그 구역뿐이다. 그리고 그 구역만이 현실적인 공간이다. 나머지는 왜곡된 이미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비현실로 가득하다. 정은진이 보는 현실이 어떠한지 ‘과잉’된 언어로 보여준다.

그런데 작가가 그러한 과잉을 전면에 내세우는 이유는 현실이 작가를 그렇게 만든 것은 아닐까? 다시 말해 맨정신으로 살기 힘든 현실에서 과연 누가 온전히 정상적인 시선을 고수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바리케이드는 ‘막는다’ 의 시각화다”라고 발언한 정은진은 정상적인 사고를 거부하는 우리의 현실이 경계를 더욱 공고히하고 있음을 강조하는 듯하다. 그 현실에서 살아남는 것 자체가 욕망이 되어버린 우리의 지금 모습이 까발겨져 보이는 것 같아 정은진의 작업을 보는 관람객의 마음은 그리 편하지 않을 것 같다. 마치 소인국에서는 비정상인 걸리버 같은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기에. 그래서 정은진이 작품을 통해 보여주는 상징 가득한 이미지들은 그 자체로 경계(警戒)의 대상이 된다.

 

황석권․《월간미술》 기자의 글 中

 

 

 

 

' > Korean barricade' 카테고리의 다른 글

Korean Barricade_6  (0) 2012.04.23
Korean Barricade_5  (0) 2012.04.23
Korean Barricade_4  (0) 2012.04.23
Korean Barricade_3  (0) 2012.04.23
Korean Barricade_2  (0) 2012.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