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귀고 나서 후회되는 사람들이 있다.
"친구로 남았다면 좋았을껄."
그런 생각이 들었던 이들은 모두 과거의 연인이 되었고
현재의 친구로도 미래의 지인으로도 남을 수 없었다.
잘 맞고 잘 통한다로 시작한 것이
단지 호기심이었음을,
머리로 재어가며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부딪혀 뇌에 새기는 나의 성향 상
그 사람 전부에 가까운 것을 신경세포로 인지 후에 알게된다.
밖이 추운 것을 방안에서는 모른다.
사탕이 무슨 맛이 날 지, 입에 넣어보지 않는 이상 알 수 없었다.
그가 나를 만족시키지 못한다는 것을 매번 겪어본 후에 알았다.
나는 그랬다.
그렇게 연인 관계가 끝나면
아는 사람, 지인 따위의 가볍게 불려질만한 관계로도 남아있을 수 없었다.
상대방에겐 잔인함을
내겐 어리석음을 구겨넣는 중첩들.
내가 가진 '아는 사람'의 얄팍한 두께가
이러한 사정으로 인해 생겨났음을 부정치 못한다.